감독과 출연진
영화 '런'은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연출한 심리 스릴러로, 2020년에 공개되었다. 차간티 감독은 이전 작품인 '서치'(2018)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이 영화에서도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선보였다. 클로이 역에는 키에라 앨런이 출연, 다이앤 역에는 사라 폴슨이 맡았다. 키에라 앨런은 실제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배우로, 이 영화에서 그가 펼친 연기는 진정성과 강한 감동을 선사한다. 사라 폴슨은 '미스터리'와 '싸이코'적인 역할에 능한 배우로, 그녀의 냉혹하고 집착적인 엄마 역할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차간티 감독은 이 영화에서 또한 '서치'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여러 이스터에그를 넣어 팬들에게 작은 기쁨을 선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극장 입구에서 존 조 주연의 영화 포스터가 지나가는 장면과, 스티븐 킹의 작품에 대한 언급 등이 그것이다. '런'은 감독의 특기인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긴장을 잘 표현하며, 관객을 끝까지 몰입시키는 힘을 지닌 작품이다.
줄거리와 전개
'런'은 고립된 집에서 휠체어에 의존하는 17살 소녀 클로이와 그녀를 극단적으로 통제하는 엄마 다이앤의 이야기다. 클로이는 여러 신체적 질병을 앓고 있으며, 엄마는 그녀를 철저히 보호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클로이는 어느 날 자신에게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가 자신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이 아닌, 숨겨진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급변한다. 클로이는 점차 엄마가 세운 통제 속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점점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되며 상황은 점점 심각해진다.
영화의 큰 줄기는 '엄마'와 '딸' 간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갈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가스라이팅과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과 같은 정신질환의 복잡한 모습을 탐구한다. 엄마는 자신이 만든 규칙 속에서 클로이를 완벽하게 제어하려 하며, 딸은 그 속에서 탈출하려는 결단을 내린다. 영화는 두 인물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적 싸움을 통해 점점 고조되는 위기감을 그려낸다. 클로이가 엄마의 통제를 뚫고 탈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엄마의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관객의 몰입을 끌어낸다.
흥행과 비하인드
'런'은 본래 2020년 1월 24일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봉일이 연기되었고, 결국 Hulu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최초 공개되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극장 개봉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 영화는 예상보다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사라 폴슨의 탁월한 연기와 함께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클로이를 연기한 키에라 앨런은 실제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배우로, 휠체어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일부 다리를 사용하는 장면에서는 대역과 CGI 기술을 활용했다고 한다.
또한, '런'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들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실제로 '디디 블랜차드' 사건처럼, 자신의 아이를 병에 걸리게 만들어 가스라이팅하는 현실적인 범죄를 다루고 있다. '런'은 이러한 심리적인 긴장감과 사실적인 공포 요소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결론
영화 '런'은 심리 스릴러 장르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고립된 환경과 정신적으로 얽힌 두 인물의 갈등은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극적인 반전을 통해 관객을 끝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키에라 앨런과 사라 폴슨의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높이며, '엄마와 딸'이라는 주제로 인간 심리의 복잡함을 탐구하는 한편, 스릴러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 특히나 딸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집착과 광기를 보여준 사라 폴슨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은 그냥 폭력보다 죄질이 나쁘다. 내가 클로이의 입장이었다면 극복해 내기 힘들었을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에게 사랑한다며 약을 건내는 모습을 보며 역시 휠체어를 탄 상황에서도 몇 번이고 도망친 강한 그녀답다 느꼈다.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인 대립과 뒤틀린 애정이 핵심인 이 작품은, 스릴러와 반전을 좋아하는 관객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