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소개
‘나를 찾아줘’는 결혼 5주년을 맞이한 주인공 닉 더이(벤 애플렉)와 그의 아내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어느 날, 에이미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사건이 벌어지고, 경찰과 언론은 사건을 추적한다. 하지만 점차 드러나는 진실은 단순한 실종 사건이 아니었다. 에이미의 실종은 치밀하게 계획된 자작극이었고, 닉은 점점 의심을 받게 된다. 영화는 결혼, 거짓, 복수, 그리고 미디어의 왜곡을 다루며, 예상치 못한 반전을 통해 관객을 충격에 빠뜨린다.
에이미, 완벽한 아내의 이면
영화를 보고 가장 강렬하게 느낀 것은 에이미라는 인물의 복잡한 성격이었다. 처음에는 사라진 아내로 보였던 그녀가 점차 계획된 복수의 중심으로 드러날 때, 그 반전이 너무 강렬해서 충격을 받았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는 이 인물의 교묘한 속임수를 아주 잘 표현했다. 에이미는 완벽한 아내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실제로는 그녀가 만들어낸 계획적인 자작극의 중심에 있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를 숨기고 상황을 조종하는 방식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부모님이 만든 캐릭터에 가려져 늘 비교당하며 성장한 배경을 알게 되면, 그 복잡한 감정선과 동기가 더욱 잘 이해된다. 이 영화에서 에이미는 똑똑한 머리로 치밀한 계산을 하고 다른 사람을 조정하고 거짓말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에이미가 흑화하게 된 이유는 영화에서 에이미의 시점으로 나오는데, 어메이징 에이미에 가려져 있던 자신을 발견하고 영원히 사랑할 것 만 같은 순간을 닉과 나눈 에이미는 점차 닉에게 실망감을 느낀다. 직장이 어려워지자 부모님의 신탁 예금을 자신의 것인냥 여기고 연고도 없는 자신의 고향에 에이미를 강제로 이사 가게 하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는 모습으로 말이다.
개인적으로 닉의 베프인 쌍둥이 여동생 마고 조차 이 모습에 신물을 느낄 정도라 에이미가 흑화 하는건 너무도 이해가 간다.
납치자작극으로 닉을 보내버리려고 했던 에이미의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람 잘못 건드렸어' 라는 말이 떠오른다.
마지막 행복한 부부 인터뷰를 준비하던 에이미의 대사 "난 원래 그런 썅년(cunt)이다. 나는 포기를 모른다." 그대로다.
닉, 미묘한 변화를 거듭하는 인물
닉 또한 처음에는 슬픔에 잠긴 남편으로 묘사되지만, 점차 그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그는 에이미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을 피해자로 여기며 그 상황을 극복하려 한다. 하지만 결국 에이미와 닉은 서로 매우 유사한 성향을 가진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닉은 바람을 피우며 죄책감 없이 상황을 회피하려 하고, 에이미는 복수의 계획을 실행하면서도 주저하지 않는다. 결국 둘은 서로의 허점과 약점을 이용하며, “행복한 부부”라는 이미지를 연기하는데까지 이르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닉과 에이미가 함께 인터뷰를 준비하며 이런 대사가 나온다.
닉: 우리가 지금껏 했던 거라고는 서로에게 분노하고, 서로를 조종하려 하고, 서로에게 상처줬던 게 전부잖아.
에이미: 그게 결혼이야(That's Marriage).
결국 쓰레기 같은 남편에게 빗역을 날리며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를 외친 에이미를 보며 “악을 이기려면 더 악해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닉은 결혼 생활의 잘못들이 족쇄가 되어 평생 에이미의 인형이 되어 연극을 하며 살아갈 듯 하다.
물론 자아가 있는 인형이니 앞으로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미친년을 누가 만드는가
에이미가 돈을 잃고 찾은 데지는 그녀에게 새 옷과 화장품을 사다주며 “예전의 예쁜 에이미로 돌아와 달라”고 압박하고, 결국 그로 인해 에이미는 데지를 죽이게 된다. 한편, 닉은 오랜 결혼 생활 동안 에이미를 배신하고 복수의 대상이 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에이미는 단순히 연약한 여성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강력한 인물로 그려졌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에이미가 닉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은신할 때, 감자칩과 콜라를 입에 들이부으며 외모 관리에서 자유로워진 그녀의 모습을 보며, 빌런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역할에 압박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점에서 에이미는 전형적인 악당이 아닌, 그녀만의 이유와 배경을 가진 빌런으로 다가왔다. 특히 그녀의 성장 과정에서의 결핍이 컨트롤 프릭이 되게 했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만든 배경 설정이 흥미로웠다.
화끈한 여성 복수극을 보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